[싱가포르 여행기] 가는 길 - 사이공을 마시다

싱가포르 여행기 2015.11.08 18:38 Posted by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싱가포르 창이공항.

"정호!"

출국장 게이트 앞 앙뚜앙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우리보다 더 피곤해보였지만, 매력적인 미소는 그대로였다. 우리 셋은 잠시 부둥켜 안았다. 마침내 싱가포르에 온 것이다. 

앙뚜앙은 3년 전부터 알게 된 프랑스 사람이다. 그동안 회사일 때문에 연락을 주고 받다가 친구가 됐다. 그가 서울로 출장올 때마다 만났다. 그는 파리에 살다가 결혼한 뒤 싱가포르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아시아 지역을 맡고 있어서 출장이 잦았다. 서울은 물론 도쿄, 타이페이, 뉴델리, 홍콩 등 여러 도시를 오갔다. 마른 체형에 우뚝 솟은 코가 날카로운 인상을 줬지만, 속마음은 그 누구보다 푸근했다. 싱가포르에 그가 없었다면 우리는 아마 오지 않았을 것이다.

"비행은 어땠어? 피곤하지?"

"경유하느라 오래 걸렸지만 괜찮아."


싱가포르 창이공항 인상적인 내부.

싱가포르 창이공항의 인상적인 내부.

나와 아내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비행기를 갈아탔고 싱가포르에 왔다. 9시간이나 걸렸다. 경유 일정이라 표값이 쌌다. 저렴한 가격만이 아니었다. 호치민이란 사실이 내 마음을 흔들었다. 

호치민은 6년 전 첫 배낭여행지였다. 잊지 않았다. 나는 아직도 호치민 데탐 거리의 열기와 냄새를 떠올릴 수 있다. 커다란 배낭에 매달린 나를 적셨던 태양과 술래잡기하듯 꼬리의 꼬리를 물었던 오토바이들 그리고 매캐한 매연과 코를 지르던 담배연기가 한꺼번에 나를 덮쳤다. 나를 열사병에서 구해준 사이공 맥주도 빼놓을 수 없다.


비행기 창문 너머 베트남 호치민.


6년만에 호치민 땅을 밟았다. 공항이긴 했지만... 비행기 안에서 호치민의 스카이라인까지 바라볼 수 있었다. 휴대폰에 비행기 창문 너머 호치민을 담았다. 창가 자리 베트남 아저씨에게 '자리 좀 바꿔달라'고 말하려다가 간신히 참았다. 팔을 있는 힘껏 뻗어 호치민을 담았다. 6년 전 나는 어디에 있을까. 아직도 데탐 거리를 누비고 있을 나를 휴대폰에 담았다.


호치민 공항 PP라운지에서 바라본 모습.


자석에 이끌리듯 고도를 낮추던 비행기가 활주로에 미끄러졌다. 열린 문으로 나가자 기다렸다는듯이 열기가 얼굴을 할퀸다. 내리쬐는 햇살이 반갑다. 느릿느릿 버스는 공항청사 앞에 승객들을 뱉어냈다. 

2시간이 주어졌다. 예전보다 화려해진 면세점을 지나 PP 라운지에 자리를 잡았다. 편안한 소파와 아늑한 분위기가 낯설다. 한쪽에 베트남답게 쌀국수가 마련돼 있었다. 호치민 길가 목욕탕 의자에 앉아 후루룩 후루룩 국수를 먹던 라울과 스캇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서로에게 말동무가 되어 주던 친구들이 그립다. 


호치민 아프리콧 라운지(Apricot Lounge) 내부 모습.


즉석 쌀국수가 준비되어 있다.


즉석 쌀국수가 준비되어 있다. 물을 부어서 전자렌지에 돌리면 된다.

나에게 호치민은 더 이상 호치민이 아니다. '나의 호치민'이다. 내가 걸었던 길과 마주쳤던 사람들이 모여 나만의 도시를 창조해낸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다. 나의 여행은 곧 나의 도시다. 내가 경험한 호치민이 나에겐 이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호치민이다. 마치 '어린왕자'의 여우가 그에게 단 한 마리밖에 없는 여우인 것처럼.

냉장고에서 사이공 맥주캔을 꺼내 한 모금 마셨다. 


사이공 맥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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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을쫓는모험', 티스토리에서 다시 시작합니다

정치-사회 이야기 2010.07.02 19:21 Posted by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블로그 '박정호 기자의 양을쫓는모험'을 운영하는 박정호입니다.

다음 view ad가 정식 오픈하면서 휴면 상태이던 티스토리 블로그 일산의 카프카(젊은카프카)를 6월부터 다시 시작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오마이뉴스 블로그에서는 다음 view로 글을 보내지 않습니다.

블로그 이름도 일산의 카프카에서 '박정호 기자의 양을쫓는모험'으로 바꾸고, 사용자 이름도 젊은카프카에서 양을쫓는모험으로 바꾸었습니다.


6월 까지는 '베트남 여행기' 연재 때문에 오마이뉴스 블로그 계정으로 주로 여행기만 다음 view로 등록했는데요. 연재가 끝났기 때문에 이제 티스토리 블로그 '박정호 기자의 양을쫓는모험'을 통해서만 다음 view로 글을 보냅니다.

티스토리에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려니 조금 막막하네요...ㅜㅜ 최선을 다해 열심히 활동을 해보겠습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오늘 하루도 즐겁게 보내시고요~! 블로거 여러분 홧팅!!!

베트남에서 이지라이더 '머' 아저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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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angja 2010.07.07 10: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 그랬군요! 제 추천블로거들 중 처음보는 이름이 있어서 클릭해봤어요. 글 늘 잘보고 있답니다.>_<

  2. bichjjooo 2010.11.20 19: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안녕하십니까?
    앞서 "양을 쫓는 모험"이라는 말이 왜 잘못 되었는가를 말씀 드렸던 사람입니다.
    저기서도 "양을 쫓"더니 여기서도 "양을 쫓"는군요.
    님께서 "쫓는" 그 양이 님에게 무엇을 그리도 잘못했는가요?
    님은 왜 그 양을 "쫓"아야만 하는가요?
    그 "쫓"는 양하고 무슨 원수진 일이라도 있나요?
    그리고 "양을 쫓"는데 무슨 모험까지 해야 하나요?
    님이 "쫓는" 그 양은 모험을 할 만큼 무서운가요?
    .
    .
    아니라면...
    어떤 "양을 따르는" 것인가요?
    어떤 양을 따른다면 그것은 "쫓는" 것이 아니라 "좇는" 것 아닌가요?
    "쫓는 것" 하고 "쫓는 것"은 절대로 같은 말이 아님을 모르시나요?
    내가 하는 말에 대하여서 님께서는 아무 말도 안 하시더군요.
    내 말이 말 같지도 않다는 뜻인가요?
    아니면 틀린 것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인가요?

  3. bichjjooo 2010.11.20 19:0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미안합니다. "쫓는 것" 하고 "좇는것"은 절대로 같은 말이 아님을 모르시나요로 바꾸겠습니다.

  4. 2012.01.02 06: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진다.

  5. 원숭이 2012.01.07 03:1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가는말이 고와야 오는말이 곱다

  6. 테일러 2012.04.04 03: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당신의 도움이 필요합니다.혼자 내버려 두십시오.

  7. 외벽 2012.04.06 03: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를 속이고 있군요.

  8. 줄리아 2012.05.09 01:4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채식주의자입니다.

  9. 아멜리아 2012.05.11 07: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채식주의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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