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여행기] 놀이동산 산책 같았던 한낮의 클락 키 건너편 마리나 베이 샌즈를 바라보며 걸었다. 한낮 더위에 지친 여행자들이 카페에 앉아서 쉬고 있었다. 가만히 앉아 아이스 커피를 마시며 마리나 베이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우리라. 플러튼 베이 호텔의 깔끔한 로비를 둘러보고 꽃이 핀 발코니를 구경했다. 모든 게 규칙에 따라 잘 정돈된 느낌이었다. 마치 연극 무대를 걷는 것 같았다. 그때 물 위로 배가 잔잔한 물살을 가른다. 아담한 유람선이었다. 꽁무니 쪽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카메라를 들고 마리나 베이 샌즈를 카메라에 담고 있었다. 배는 한 척만 있는 게 아니었다. 왼쪽 다리 아래 또 한 척의 배가 살금살금 미끄러지듯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저 배는 어디서 오는 걸까?' MRT를 타고 클락 키 역에서 내렸다. 밖으로 나와 마주친 모습은 또 다른 세.. 더보기 [싱가포르 여행기] 쇼핑몰에 운하가! 카야잼의 달콤함을 입 안 가득 머금고 우리는 싱가포르 지하철 MRT(Mass Rapid Transit)를 탔다. 서울 지하철보다 여유로웠다. 출퇴근 시간이 아니라서 그럴까. 각양각색의 승객들이 조용히 자리에 앉아 있었다. 대부분 여행객들로 보였다. 생김새는 달라도 행선지는 아마 같았으리라. 바로 싱가포르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호텔 마리나 베이 샌즈로! 빨간색 라인에서 주황색 라인으로 갈아타고 베이프런트 역에서 내렸다. 대형 쇼핑몰이 있다더니 역시 쇼핑백을 든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헉...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은 놀라웠다. 에메랄드 빛 운하 위에 배가 떠 있었다. 지하철을 타고 몇 정거장 왔을 뿐인데, 마치 이탈리아의 베네치아에 와 있는 듯했다. 동상처럼 그 자리에 가만히 서서 한참을 운하를 왔다갔.. 더보기 에바 그린의, 에바 그린에 의한, 에바 그린을 위한 '300 : 제국의 부활' 1. '300'은 누가 뭐라고 해도 남자의 영화다. 찌르고 자르고 죽고 죽이고. 칼춤을 출 때마다 스크린을 적시는 빨간 피세례. 숨이 막힐 것만 같은 스파르타 용사들의 살아 숨쉬는 근육. 마치 만화를 보는 듯한 움직임들. 300의 기억은 강렬하다. 스파르타 레오니다스 왕으로서 300명의 용사와 함께 크세르크세스 왕이 이끄는 100만 페르시아 대군에 맞섰던 제라드 버틀러의 카리스마도 대단했다. 물론 몸도 대단했다. 300을 보고 난 뒤 헬스클럽을 등록한다고 했던 친구들이 여럿 있었으니까. 초식남이 주목받던 시대, 잊고 있던 육식남을 300에서 찾았다는 친구도 있었다. 다행히 나는 헬스클럽도 다니고 있었고 초식남도 아니었다. 어쨌든 300이 준 영화적 충격은 쉽게 지워지지 않았다. 2. 얼마 전 '300: ..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 15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