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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적자 때문에 전기요금 올린다더니 보너스 잔치

최근 전기요금 인상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줄기차게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밝혀 왔는데요. 그 이유로 공기업의 적자 해소와 왜곡된 에너지 요금의 현실화를 들었습니다.

지경부가 지적한 공기업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약 8천억원. 올해 1분기에 1조 796억원, 2분기에 1조 258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지경부에 따르면 한전의 적자는 현실화가 되지 않은 전기요금 때문이라는 건데요. 전기요금이 생산원가에 모자라는 상황에서 경기 회복으로 전력판매가 급증한 것이 한전의 적자로 나타났다는 겁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기획재정부 등의 정부 부처에서는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전기요금 인상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올 하반기 중에 전기요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그런데 어제 보도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적자에 허덕인다는 한전에서 보너스 잔치를 벌렸다는군요. 한전은 '임직원 1만 9천명 전원에게 성과급 5백% 지급'을 결정했다고 합니다. 일부 성과급이 6월에 이미 임직원에게 돌아갔다고 하는데요. '1인당 평균 1천 8백만 원, 회사 전체로는 3천 6백억원'이라고 합니다.

한전은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난달 끝난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 가장 높은 S등급을 받은 덕분에 관련 규정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적자 규모를 큰 폭으로 줄였고 중동 원전 수주 등의 성과도 있었다는 겁니다.

한국전력공사 홈페이지(http://www.kepco.co.kr/) 캡쳐화면.


씁쓸합니다. 적자 때문에 전기요금을 올린다는 한전에서 성과급이라면서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모습은 앞뒤가 뒤바뀐 느낌입니다. 그래도 명색이 공기업인데 회사 경영이 어렵다는 상황에서 임직원들에게 수천억대의 보너스를 챙겨주는 모습은 비상식적으로 보입니다.

올 여름에도 냉방 수요가 폭주하면서 '최대 전력수요 기록 경신' '전력 사용량 사상 최대' 등의 기사가 눈에 자주 보이던데요. 한전과 지경부는 또 이것을 근거 삼아 전기요금 인상폭을 높이자는 주장을 하겠죠.

물론 전기요금의 현실화도 필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구조로는 적자 규모만 계속 커질 테니까요. 하지만, 이와 동시에 한전 스스로 허리띠를 조이고 경영효율화를 통한 비용절감에 더 노력해야 합니다. 국민들에게만 전기를 아껴쓰라고 강요할 게 아닙니다. 또 천문학적 적자가 줄어들 때까지 '보너스 잔치'를 보류하는 인내심도 필요해 보입니다.
 

한전이 올해 전기요금 인상으로 적자 폭 줄였다고 내년에는 더 큰 '보너스 잔치'를 벌일까봐 벌써부터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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