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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충격적 '잠정 은퇴' 강호동, 종편행 무산?

어제 방송인 강호동씨 기자회견에 다녀왔습니다.

사실 추석 연휴 전날이라 느긋한 마음으로 있었는데 갑자기 강씨의 기자회견 소식이 들려와서 부랴부랴 회견장으로 갔죠. 예상대로 오후 6시 기자회견을 마크해야 하는 기자들의 심기는 좋지 않았습니다. 다들 고향 내려갈 생각에, 친지들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일이 늦게 끝나게 됐으니까 좋을 리가 없었죠.

6시가 다 돼서 강호동씨의 매니저가 먼저 나와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게 돼서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강씨의 회견장으로 나왔죠. 검은색 정장을 입고 나타난 강씨는 금방이라도 울어버릴 것만 같았습니다.

우리가  TV를 통해 봤던 그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감정을 애써 억누른 채 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아 준비해온 기자회견문을 읽었습니다.

"저 강호동이는 이 시간 이후로 잠정 연예계를 은퇴하고자 합니다."

사과하는 강호동씨. 출처 : 오마이뉴스


충격적이었습니다. 저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국민 MC' 강호동씨가 연예계 잠정 은퇴를 선언하다니...

세금 과소 납부로 추징금을 부과받으며 탈세 논란에 휩싸인 강씨는 자숙의 시간을 갖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젊어서는 씨름밖에 몰랐고 방송밖에 모른 채 여기까지 달려왔습니다. 자숙의 시간 동안 비단 세금뿐만 아니라 정신없다는, 바쁘다는 핑계로 놓치고 살아온 건 없는지 인기에 치여 오만해진 건 아닌지 제 자신을 돌아보겠습니다."

눈물참는 강호동씨. 출처 : 오마이뉴스

눈물을 글썽이며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간 강씨는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큰 상황에서 뻔뻔하게 TV에 나와 웃고 떠들 수 없다며 은퇴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국민들의 실망과 분노가 얼마나 큰 것인지 이 시간에도 뼈저리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어찌 뻔뻔하게 TV에 나와 웃고 떠들 수 있겠습니까. 제 얼굴을 본들 시청자 여러분께서 어찌 맘 편히 웃으시겠습니까."

기자회견에서 여러 차례 허리를 굽혀 사과한 강씨는 KBS <해피선데이- 1박 2일>, MBC <무릎팍 도사> 등 현재 출연하고 있는 프로그램의 하차 시기는 방송국과 시청자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잠정 은퇴라... 생소한 단어더군요. 은퇴 앞에 잠정이라는 말을 붙인 것 자체가 다시 돌아오겠다는 뜻이죠. 은퇴와 잠정은 아무래도 어울리지 않는 단어들입니다. 은퇴라는 말을 꼭 쓰고 싶었을까요. 어차피 '부활'할 생각이던데 은퇴보다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했으면 될 것을.

그렇다면 그동안 많은 보도가 나왔던 강호동씨의 종편행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아마도 종편 출범 시점에 결합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중앙일보> 종편채널 jTBC 이적이 예상되던 강씨가 jTBC 출범을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잠정 은퇴를 선언하면서 강씨의 종편행은 불투명하게 된 거죠.

뭐, 출범 때 결합하지 못한다고 해도 '잠정 은퇴'니까 복귀를 종편에서 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초반에 시청자를 사로잡아야 할 종편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겁니다.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읽어 내려간 강씨는 기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지 않은 채 바로 회견장을 나갔습니다.

지난 5일 강호동씨가 국세청 세무조사 결과 수억 원대의 추징금을 부과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누리꾼들은 '강호동 퇴출 청원' 운동을 벌였는데요.

퇴장하는 강호동씨. 출처 : 오마이뉴스


어쨌든 그동안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줬던 강호동씨가 눈물을 참으며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이 안타깝더군요. 회견을 마치고 퇴장하는 뒷모습이 너무나 쓸쓸해 보였습니다. 그 뒷모습처럼 강씨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의 맥이 빠지게 생겼네요.

그래도 추석 연휴는 즐겁게 보내야겠죠. 여러분 추석 잘 보내세요~^^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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