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 이야기

청문회 지켜본 해고자 가족 "억울해" 눈물만

우여곡절 끝에 어제 국회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사태에 대한 청문회에 다녀왔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정리해고 사태를 불러온 조남호 회장을 한목소리로 질타했습니다.

의원들은 조 회장이 정리해고의 이유로 밝힌 경영 위기가 '조작된 위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미경 민주당 의원은 "직원들은 30% 임금 삭감했다가 그것도 모자라서 정리해고 시키면서 임원들 월급은 1억 원 이상 올리고 주식 배당하고 현금 배당받고 이런 정리해고를 노동자들이 납득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이범관 한나라당 의원 "정리해고 다음날 주주들에게 주식과 현금을 배당하고 임원의 임금을 인상시킬 수 있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18일 국회 청문회 나온 조남호 회장. 출처 : 오마이뉴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경영이 어려워 정리해고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더군요.

"영도조선소에 남아 있는 선박수라든가, 전세계적 진행중인 조선시황이라든지 그런 것을 감안해서 최후수단으로 어쩔 수 없이 (정리해고) 결정을 지었던 것입니다."

조 회장은 지난 2003년 목숨을 끊은 노조원들의 사진을 보여주며 '해고는 살인이다, 더 이상 사람을 죽이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인 정동영 민주당 의원을 향해 거듭 사과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사진 속 노조원들은 잘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그 대화는 아래와 같습니다.

"이 사람을 아시나요?"  - 정동영 민주당 의원
"잘 모르겠습니다." -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지회장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고 도크에 몸을 던진 사람입니다." - 정동영 민주당 의원

"본인이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사과 드리겠습니다. 본인이 그 당시 상황을 제대로 인지를 못했고, 오늘 의원님의 질타를 받아들이겠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안생기도록 최대한 노력하겠습니다." -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해고는 살인입니다. 더 이상 죽이지 마십시오." - 정동영 민주당 의원
"네." -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

한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목소리가 휴대폰을 통해 흘러나오자 회의장은 금세 고성이 오가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소리지르는 장제원 한나라당 의원. 출처 : 오마이뉴스



한나라당 의원들은 김 지도위원과 전화통화를 시도한 정동영 민주당 의원을 향해 '지금 쇼하냐'고 소리를 질렀고, 정 의원은 '한나라당은 뭐가 그렇게 두렵냐'고 맞섰습니다.

결국 청문회는 정회됐고 정 의원이 김 지도위원과 통화를 하지 않기로 한 뒤에야 회의는 다시 열렸습니다.

눈물 흘리는 한진중공업 해고자 부인.


청문회를 지켜본 국민들도 답답했지만, 회의장에서 청문회를 지켜본 해고자 가족들은 억울하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조 회장이 정리해고에 대해 잘못한 게 없고 최선을 다했다고 얘기만 반복했기 때문입니다.

"자기는 잘못한 거 없고 최선을 다했으니까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 모습이 너무 억울해요. 저희들이 잘못한 게 없지 않습니까. 저희들이 억울하다고 해도 한번도 나와서 들어주지 않았던 그 사람이 여기에 와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얘기하는 모습에서 너무 눈물만 많이 났고요. 저희 아빠들 삭발도 해보고 애기랑 같이 길에서 자보고 했지만, 이런 마음을 회장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자기도 아들이 있고 손자가 있지 않겠습니까. - 한진중공업 해고자 부인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해고자의 부인. 조남호 회장은 청문회 내내 의원들의 질타에 고개를 숙이고 사과도 여러 번 했지만, 정작 정리해고를 철회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으며 해고자 가족들을 또 한번 울렸습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p.s 제 글이 유익했다면 아래 손가락 모양의 추천 버튼을 꾹 눌러주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