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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천상 기자'라던 신경민 전 앵커가 대변인된 이유

민주통합당 새 대변인에 임명된 신경민 전 MBC 앵커가 어제 오후 국회 정론관을 찾아왔습니다.

취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서였는데요. 갑작스런 대변인 취임이라서 그런지 쑥쓰러워 하더군
요.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기자들과 카메라들을 향해 웃으면서 "저를 찍고 있는 건가요?"라고 말했습니다.

부드러운 미소와는 달리 대변인을 맡은 포부는 단단했습니다. 신 대변인은 "제가 이번에는 거대 야당 중의 하나를 대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제된 얘기를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의미 있는 얘기 국민들한테 다가 설 수 있는 얘기, 정치 현안을 정확하게 설명해 드릴 수 있는, 입장을 아주 명확하게 전할 수 있는, 그런 얘기들을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신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기자에서 교수로 그리고 정치계에 들어오게 된 소감을 솔직하게 밝혔습니다.

그는 먼저 "저를 아는 분들이 '천상 기자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고, 그렇게 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면서 "그런데 다 아시다시피 2008년도 3월에 앵커를 시작해서 만 1년 정도 했느데 그만두는 과정이 정연주 사장만큼은 아니었습니다만은 수없이 지나간 많은 앵커 중에서 대단히 이례적이고 소란하게 그만두게 됐다"고 말해습니다.

19일 국회에서 취임인사한 신경민 민주통합당 신임 대변인. 출처 : 오마이뉴스

그러면서 "이게 모든 게 MB덕이고 MB의 지근거리에 있는 분들의 철저한 주도적인 계획에 의해서 된 것이기 때문에 저로서도 방송과 언론의 민주화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고요. 구도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러다 보니까 언론과 방송의 민주화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적 민주화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저는 그것을 MB 때문에라고 얘기하지 않고 MB 덕택이라고 얘기를 하기로 마음을 고쳐먹어서 이제 고맙게 생각하기로 마음을 바꿔 먹기로 했습니다."

결국 이명박 정부를 통해 가해진 외압, 언론 민주화의 후퇴 등이 신 대변인을 정치권에 오게 한 것입니다.

신 대변인은 그러나 4월 총선 출마에 대한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습니다.

"지금은 대변인 열심히 하는 것 외에는 다른 계획은 없습니다."

사실 그동안 신 대변인을 향한 정치권의 러브콜은 계속 있었습니다. 각종 보궐선거에서 영입대상 우선순위를 차지했죠. 그렇다면 왜 이 시점에서 제1야당의 대변인직을 수락했을까.

신 대변인은 "정치의 유턴을 봤다, 이 유턴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유턴이 일어나지 않을 정도의 시스템과 제도를 갖추는 게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걸 위해서는 우리가 여러 가지 일을 해야 되는데 그 중에 제일 중요한 게 선거고. 그러다 보니까 정당의 내실화, 민주화, 이런 것들이 다 필요하지 않겠냐"고 강조했습니다.

19일 국회에서 취임인사한 신경민 민주통합당 신임 대변인. 출처 : 오마이뉴스

이렇게 민주주의의 후퇴를 지적한 신 대변인은 이어서 현재 변화하고 있는 정치 상황 언급과 자신의 역할론을 말했습니다.

"좀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죠. 지금 보니까 옛날에 제가 제의를 받았을 때 하고는 많이 시스템도 바뀐 것 같고 약간 희망이 보이는 게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하고도 연관이 있고요. 사람의 변화하고도 연관이 있고 그래서 제가 걸어서 못 다닐 정도의 노인이 되기 전에 한번 잠깐이라도 기여를 하게 될 먹물 든 사람으로서 기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신 대변인의 목표도 궁금했습니다. 그 목표는 바로 '개념 대변인'.

"제가 개념 앵커라는 소리를 들었는데 개념 대변인 소리를 듣는 게 목표입니다."

MBC 뉴스데스크 앵커 시절 날 선 '클로징 멘트'로 큰 인기를 끌었던 신경민 대변인. '개념 앵커'였던 그가 정말 '개념 대변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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