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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왜들 이러냐고? 적반하장 '형님' 이상득 의원

어제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 권영세 한나라당 의원 출판기념회에서 기자들과 만났습니다. 기자들이 이 의원에게 몰린 이유는 다름 아니라 '형님 예산' 논란 때문.

지난주 한나라당이 새해 예산안을 강행 처리하는 과정에서 이 의원의 지역구에 1천억 원 이상의 예산이 더 배정됐는데요. 서민 복지 예산이 삭감된 상황에서 일부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을 두둑히 챙긴 것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높은 상황이죠.

그런데 어제 이 의원의 대답은 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는 커녕 더 키우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이 의원은 기자들에게 "(형님예산 논란은) 작년에도 나왔고, 재작년에도 나온 것"이라면서 "왜들 이러느냐"고 말했습니다. 이런 논란 자체가 기분 나쁘다는 겁니다.

황당했습니다. 왜들 이러냐고요? 정말 몰라서 묻는지 궁금합니다.국민들은 힘 이상득 의원을 포함한 힘 있는 의원들 지역구에 많은 예산이 몰린 것에 대해 허탈해 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 포함됐던 여러 복지 예산이 삭감되면서 상실감이 더 큰 겁니다.

국회 복지위 예산 심의 과정에서 12세 이하 영유아 필수예방접종 본인 부담금 경감을 위해 증액된 338억 8천 4백만 원의 예산이 내년도 예산안에서 빠졌죠.

8일 오후 한나라당이 2011년 예산안을 강행처리하기 위해 야당이 점거농성중인 국회 본회의장에 진입하면서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가운데, 본회의장앞 로텐더홀에서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이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며 몸싸움을 지켜보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권우성

지난 6.2 지방선거에서 무상보육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한나라당은 보육시설을 이용하지 않는 만 36개월 미만 영유아를 키우는 소득하위 70% 가구에 대해 월 20만 원 지원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해왔지만, 이번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은 단 1원도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 두 가지만 해결 됐더라도 소득 하위 70% 영유아를 가정은 1년에 280만 원이라는 돈을 지원 받을 수 있었습니다. 280만 원이면 큰 돈이죠. 웬만한 월급쟁이 한 달 봉급입니다.

올해 285억 원 등이 배정됐던 방학 중 결식아동 급식지원비도 내년에는 사라지게 됐습니다. 정부 지원비가 끊기면 방학 기간 중에는 밥을 굶는 위험에 처하는 학생들이 40만명 가까이 되는 현실에서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큽니다.

국민들에게 상실감을 안겨준 강행 처리 예산안. 그 예산안 안에 1천억 원 이상의 돈이 이 의원의 지역구로 흘러갔다는 건 곱게 바라볼 수 없는 사안입니다. 가뜩이나 이 의원은 '민간인 사찰' 문제 등으로 야권은 물론 여권 내에서도 '권력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죠.

서울의 한 보건소에서 예방접종을 맞는 아기.

적반하장이죠. '친서민 정부'를 이끄는 대통령의 '형님'답게 서민을 위해 지역구 예산을 줄이거나 양보할 수는 없었을까요? 내년도 예산 1천억이 문제가 아닙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뒤 대통령의 형인 이 의원 지역구에 배정된 예산의 전체 규모가 10조원에 육박한다는 기사도 나왔습니다.

이 의원은 서민 복지 예산을 위해 불필요한 지역구 예산을 반납해야 합니다. 서민 복지 예이 의원에게는 자신의 지역구만 보이고 서민들의 아우성을 들리지 않나 봅니다. "왜들 이러느냐"고 불쾌한 반응을 보이기 전에 민심부터 읽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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