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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신경민 앵커, 은평을 불출마로 소신 지켰다

MBC 전 뉴스테크 앵커로 큰 인기를 얻었던 신경민 선임기자가 7.28 재보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민주당이 서울 은평 을 지역구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대항마로 신 기자 영입을 추진했지만, 신 기자가 거절한 겁니다.

신 기자는 어제 자신의 트위터에 "은평을을 생각치 않기로 했다"며 불출마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어 신 기자는 "MBC등 박제된 언론현실과 저에 대한 정권핍박으로 현실정치에서 고쳐보란 권유있었다"며 "분란은 잦아들지 않고 최소기본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다가오는 정년뒤 여러 가능성을 찾는게 그간 멘트의 정신에 충실한, 저다운 행보로 보인다"고 재보선에 나가지 않을 것임을 밝혔습니다.

저는 당초 신 기자가 출마 권유를 받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과연 신 기자가 출마할까'라는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신 기자는 최근까지 당장 정치권에 뛰어들 생각이 없다는 것을 밝혔기 때문입니다.

신경민 기자 트위터(http://twitter.com/mentshin) 캡쳐화면.


약 6개월 전에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서 만났던 신 기자는 당시에도 정계 입문 가능성을 부인했던 적이 있습니다. 신 기자는 '현실 정치에 참여할 거냐'는 사람들의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끝없이 제의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이름과 얼굴이 많이 알려져 '정치적인 자산'이 있다고 판단한 듯합니다. 정치권은 비상식적으로 돌아가는데 나는 정치를 하기엔 굉장히 상식적인 사람입니다. 미래의 일이라 자신 있게 말하지는 못하겠지만 언론 쪽의 일을 더 하고 싶은 것이 사실입니다."

신 기자가 마음만 먹었으면 더 일찍 정계에 뛰어들 수도 있었겠죠. 하지만 신 기자가 보기에는 지금 정치권도 비상식적이기는 마찬가지일 겁니다. 또한 신 기자가 언론에서 하고 싶은 일이 남아 있고요. 정년까지 MBC에 남아 있겠다고 못막은 것은 바로 이런 소신 때문이겠죠.

사실 그동안 뉴스테스트에서 보여줬던 속 시원한 클로징 멘트도 자신의 소신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신 기자는 주요 현안에 대해 쓴소리를 할 때마다 유혹이 많았다고 이미 밝힌 바 있습니다. 소외 '좋은 자리'를 줄 테니까 그만하라는 소리까지 들어봤다고 합니다. 편한 길, 안락한 길을 가고자 했다면 충분히 갈 수 있었던 신 기자였습니다. 그 유혹을 뿌리치고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기에 국민들은 신 기자에게 신뢰를 보내는 것입니다.

지난 1월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 나선 신경민 MBC 선임기자. 촬영 : 오마이뉴스 유성호


이번 상황도 비슷해 보입니다. 신 기자의 인기를 바탕으로 재보선에 나갔으면 생각보다 쉽게 당선될 수도 있었을 겁니다. 상대는 현 정권의 실세로 아직까지 심판론이 사라지지 않은 상황이고, '민간인 불법사찰'이라는 호재도 있죠. 그런 편안 길을 거부하고 언론에서 할 수 있는 하겠다는 신 기자가 대견스럽습니다.

지난번 10만인특강에서 신 기자의 강의 중에 이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내 나름의 기준이라면 당장의 유리함이나 불리함으로 결정하지 않으려고 한 것입니다. 나라고 해서 비서와 운전기사까지 제공되는 그런 선망의 자리가 달콤하고 매력적인 것을 모르겠습니까. 몸은 편하겠지만 마음이 편할 것 같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이나 야권 지지자들 중에 신 기자의 불출마 선언에 실망하신 분들이 계실 겁니다. 하지만, 그동안 신 기자가 보여준 소신을 믿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바른 언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신 기자의 모습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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