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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인천대교] 하이패스 과속이 화 불렀다

12명의 목숨을 앗아간 인천대교 고속버스 추락사고는 하이패스 과속과 안전거리 미확보가 화를 불러온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오늘 오후에 있었던 경찰의 현장검증 결과, 버스 운전기사가 인천대교 톨게이트 하이패스 구간을 과속으로 지나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하이패스 규정속도는 30km. 하지만 고장차를 1차 추돌한 화물차와 고속버스가 이 규정속도를 넘겼다는 겁니다.

하이패스를 통과한 버스는  전방 400m 앞에 있던 마티즈를 뒤늦게 발견했고, 안전거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충돌을 피하기 위해 우측으로 급하게 핸들을 꺾어야 했습니다. 당시 도로 위 버스의 속도는 규정속도 시속100km를 넘긴  시속 102km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규정 속도로 하이패스를 지나갔다면 다시 가속하기까지 시간이 걸려 육안으로 보이는 거리인 400m 앞에 있던 마티즈를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고장차를 무리하게 운전했고, 아무런 표시 없이 위험하게 방치한 마티즈 운전자의 과실도 크지만, 버스기사의 과속과 운전 부주의가 더 안타깝습니다.

또한 목적지 인천공항에 거의 다다른 상황에서 안전벨트 미착용을 한 승객들이 많았다는 것과 부실한 가드레일도 희생을 키운 요인으로 지적됐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캡쳐화면.

하지만, 한 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하이패스 과속입니다. 하이패스 과속을 막을 수 있는 조치를 했다면 사고를 미연에 예방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하이패스 과속이 도마 위에 오른 적은 여러 번 있었습니다. 차단기 오작동으로 멈춰선 앞차량을 뒤차량이 추돌해 발생한 사망사고도 여러 차례 발생했었고요. 오죽하면 하이패스가 아니라 '과속패스'라는 닉네임까지 얻었을까요.

이런 상황에서도 하이패스 규정속도를 지키기 위해 속도를 줄이면 오히려 뒤에서 달려드는 차량이 경적을 마구 울려대는 게 현실입니다. 규정속도를 지키면 욕을 먹고 바보로 취급받기 때문에 있는 대로 속력을 내는 것이겠죠.

지난 2007년 한국도로공사가 유정복 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면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구리 요금소 상행선 하이패스 통과 차량의 평균 통과 속도는 시속74.6㎞. 청계 요금소와 성남 요금소 상행선의 하이패스 평균 통과 속도도 시속70㎞가 넘었습니다. 규정 속도 시속30㎞가 지켜지는 요금소는 찾기 어려웠습니다.

지금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는 게 이번에 다시 밝혀졌습니다. 하이패스 과속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사고는 언제든 다시 일어날 것입니다. 고속도로의 흐름을 좋게 하기 위해 설치한 하이패스가 '과속패스' '사고패스'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운전자의 안전 운전이 먼저겠지만, 당국의 확실한 과속 방지책도 하루 속히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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