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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박원순 서울시장이 '애정남'된 사연

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설문조사를 한 것을 보니 검색 신조어 분야에서 개그콘서트 코너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이 1위에 올랐더군요. 일상 생활에서 애매하게 생각되는 것을 명쾌하게 정리해주기 때문에 인기가 높죠. 이 코너에 출연하는 강용석 의원이 최효종씨를 고소하겠다고 밝혀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특강에 나선 박원순 서울시장이 자신을 '애정남'이라고 하더군요. 왜 그런가 하고 들어봤더니 이유가 있었습니다.

박 시장은 '시장 한번 더 할 생각 있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자신이 마치 '애정남'이 된 것 같다, 뉴타운 문제 등 주민들의 민원을 다 들어주면 좋겠지만 실무자에게 물어보면 그렇게 안되는 이유가 있더라, 내가 왜 이 힘겨운 자리에 왔나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현 서울시 상황에서 박 시장이 챙겨할 게 많다는 뜻이겠죠. 오세훈 전임 시장이 벌려 놓은 일을 처리하고 새로운 시정을 펼치기에 정신이 없다는 의미도 될 겁니다.

8일 특강을 마친 박원순 시장을 둘러싼 시민들. 출처 : 오마이뉴스


특히 박 시장은 최대의 난제로 뉴타운을 꼽았습니다.

"알고 보면 모든 게 다 문제지만 당장은 뉴타운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내가 처음으로 결정하는 문제라면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서 하겠는데... 워낙 광범위하고 사안이 다양하지만 주민 한 사람 한 사람 삶의 모든 것이 걸려있는 문제입니다. 매일매일 고민합니다."

뉴타운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울지역 여당 후보들에게 몰표를 몰아줬던 게 불과 4년 전이죠. 하지만 장밋빛 미래는 오지 않고 분쟁만 남았습니다. 박 시장이 이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야 하는 중책을 맡았는데 예상대로 쉽지 않은가 봅니다.

8일 특강에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박원순 시장. 출처 : 오마이뉴스


박 시장은 구체적인 뉴타운 문제 해결 방안을 묻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종로구 옥인동 재개발 지역이 벌써 처분까지 된 것이 안타깝습니다. 서울에 화려한 건물도 중요하지만 추억들이 골목마다 남아있게 보존해야 합니다. 지혜와 열정을 다해서 (지나고 보면) 내가 시장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들을 조금이라도 더 남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뉴타운 문제 뿐만 아니라 서울이라는 대도시에는 갈등 요소가 많습니다. 이해 관계에 따라 시끄러운 목소리도 나올 겁니다. 박 시장이 취임식에서 보여줬던 그림처럼 3년 뒤에는 검은머리가 대머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박 시장 혼자서 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서울시민이 힘을 모아야 가능한 일이겠죠. 박 시장을 선택한 서울시민이 박 시장이 어려운 문제를 잘 풀어낼 수 있도록 믿음과 관심을 갖고 지켜봐줬으면 좋겠습니다.

박원순 시장이 진정한 '애정남'이 될 수 있도록. 

박정호 기자 트위터 -> http://twitter.com/JUNGHOPARK 우리 트친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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