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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배우 김여진이 말하는 행복, "김치 담궜을 뿐인데..."

어제 오후 '더 체인지'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이 공동 주최한 '씽크카페컨퍼런스@대화 - 우리가 함께 결정할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서울 금천구청 금나래 아트홀에서 펼쳐졌습니다.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사회로 시작된 첫 번째 대화마당에는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를 비롯해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국 서울대 교수, 배우 김여진씨가 함께했는데요. 각 분야를 대표하는 분들의 강연을 한 번에 들을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참, 그리고 성공회대 교수들로 구성된 '더 숲트리오'의 노래공연도 즐거웠습니다.

배우 김여진씨의 강연을 잠깐 소개할까 합니다.(전체 동영상을 보시려면 여기를 눌러주세요.
 )김씨가 들고 나온 키워드는 '행복'이었습니다. 행복... 누구나 원하는 거죠. 좀 더 행복하기 위해서 더 많은 연봉을 원하고, 더 많은 놀거리, 더 맛있는 먹을거리를 찾습니다.

13일 오후 강연하는 배우 김여진씨. 출처 : 오마이뉴스



하지만 김씨가 밝힌 행복은 평소에 우리가 생각하던 행복과 달랐습니다. 김씨의 행복은 바로 나눔이었습니다. 공감이었습니다. 다른 사람의 어려운 처지를 듣고 달려가고 돕는 일이었습니다.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10여 년간 일했던 일터에서 하루 아침에 쫓겨났던 홍대 청소노동자들 이야기 말입니다. 그냥 묻혀버릴 수도 있는 일이었지만,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지면서 사회적 관심을 끌게 됐습니다.

이른바 '날라리 외부세력'이 결성됐죠. 자발적인 모임을 통해 어려움에 처한 홍대 청소노동자들과 연대했습니다. 그 외부세력 안에는 배우 김여진씨도 있었습니다.

배우 김여진씨. 출처 : 오마이뉴스

김씨는 이번 연대를 통해 행복이 무엇인지 깨달았다고 합니다. 노래하고, 김치를 담구고, 바자회를 열고, 떡국을 끌이면서 함께 사는 세상이 행복한 세상이라는 것을 말이죠.

"기타치고, 노래하고 김치를 담궜을 뿐인데 이제는 이 세상의 모든 일이 남의 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집니다."

힘겹지만 한편으로는 신나게 이어진 연대는 49일 만에 결실을 거두게 됐습니다. 그 기쁨, 감동을 전하는  김여진씨의 눈가가 촉촉해지더군요. 김씨는 단지 청소노동자들의 승리가 아니라 자신과 이 연대에 참여했던 '날라리 외부세력'의 성장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홍대 청소노동자 어머님들이 자랑스럽고 너무 고맙습니다. 아이처럼 두려움에만 질려 있는 나를 함께 책임질 줄 아는 마음을 가진 어른으로 키워주신 분들입니다."

김씨와 '날라리 외부세력'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시 농성장으로 경찰서로 제주도로 연대할 수 있는 곳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연대가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서. 김씨의 말하는 행복은 따뜻합니다.

"함께 살아야 한다. 함께 행복해야 합니다. 함께 하는 마음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각자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함께 합시다."

어떻게 보면 김씨가 경험한 작은 얘기였지만, 이상하게도 제일 잘 들리고 가슴에 와닿더군요. 이번 주말은 잠깐이라도 연대와 나눔이 주는 '행복'에 대해서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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