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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조중동 방송 퇴출' 기자회견장에 박카스D가 등장한 이유

야4당과 언론사회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조중동방송 퇴출 무한행동'이 불매운동 대상 기업을 확정 발표했습니다. 현장에 가보니 아예 불매 대상 제품을 가져다 놨더군요. 눈에 익은 제품들이 많았습니다.

이들이 선정한 조중동 방송 참여 불매대상 기업은 모두 8개. 조선일보 CSTV에 참여하는 대한항공, 동아제약, 녹십자를 비롯해 중앙일보 jTBC의 에이스침대, 한샘, 일동제약과 동아일보 채널A의 삼양사, 매일경제 MBS의 동광제약입니다.

또한 이들은 불매대상 기업의 대표적인 제품과 서비스도 공개했습니다. 박카스D, 아로나민골드, 서큐란, 판피린큐, 암씨롱, 니코패취, 제놀 등 영양제와 의약품을 비롯해 큐원의 설탕, 밀가루 식용유 등이 불매대상 제품으로 꼽혔고, 에이스침대와 한샘의 침대, 주방용품 등 가구류와 대한항공, 진에어, 한진택배 등도 선정됐습니다.

종편 방송에 참여한 기업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조준상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조준상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준비한 불매 대상 제품을 하나씩 들고 취재진들에게 보여줬습니다. 

"대한항공입니다. 대체재는 많이 있습니다. 피곤할 때는 박카스 먹으라고 하는데요 이것도 굉장히 (대체재가) 많이 있습니다. 일동 후디스라고 하는데요. 분유는 대체제 많이 있습니다. 설탕도 대체재가 많이 있습니다."

이들은 '조중동 방송'에 참여한 기업들이 언론 권력과 결탁했다고 비판하며 앞으로 거리 캠페인과 SNS 등 온,오프라인을 이용한 적극적인 상품 불매운동을 통해 '조중동 방송'을 퇴출시키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불매운동으로 매출이 줄어든 기업들이 종편 지분 참여를 포기하면 '조중동 방송'은 자본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종편 방송에 참여한 기업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는 조준상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조중동 방송'이 내야 할 자본납입금은 중앙일보 jTBC가 4220억으로 가장 많고, 동아일보 채널A가 4076억원, 조선일보 CSTV가 3100억 원입니다.

김영호 언론광장 공동대표는 "자본금 3천 억, 4천 억원은 1년 제작비를 대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면서 "언제 배당 받을지 모르는 사업에 참여했다는 것은 언론 권력과 결탁해서 미래에 부당 이익을 취득하려는 행위가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달 최상재 언론노조위원장에 이어 위원장이 된 이강택 신임 언론노조위원장은 어제 방통위 방송대상 시상식에서 최시중 위원장이 중앙일보 jTBC 회장으로 가는 홍두표씨에게 공로상을 수여했다며 조중동 방송을 비호하는 세력이 누구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습니다.

"어제 방통위원회 대상에서 jTBC 중앙 종편의 회장으로 가는 홍두표 씨에게 최시중 씨가 수장으로 있는 방통위원회가 공로상을 수여했습니다. 그들을 비호, 방조, 엄호하는 세력이 누구인가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8일 불매운동 대상 기업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강택 신임 언론노조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조중동 방송'의 등장은 수구 정치세력과 자본 복합체의 언론 장악 2라운드를 의미한다고 밝힌 뒤, 불매운동 선언은 언론 장악을 막기 위한 모든 양심세력의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양창근 방송기술인연합회 회장도 기업들이 한순간 오판으로 언론 역사에 죄인이라는 '주홍 글씨'를 선택하지 말기를 바란다며 종편 채널 출자 기업의 출자 포기를 촉구했습니다.

"조중동 종편 채널 출자 기업들이 지금까지 스스로 기업의 이미지와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기업활동을 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한 순간의 오판으로 인해서 먼 훗날 언론 역사의 죄인이라는 주홍글씨를 선택하지 말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무한행동은 어제 불매운동 선포식 이후 불매 대상 기업과 제품 목록이 담긴 유인물, 스티커를 배포하는 시민 캠페인과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한 온라인 홍보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은 오는 10일에도 조선일보사 앞에서 집중 불매대상 기업을 발표하고 국민들의 불매운동 참여를 호소할 예정입니다.

8일 불매운동 대상 기업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는 참석자들.

지난번에도 말씀 드렸듯이 불매운동도 필요하지만, 그보다  먼저 선행돼야 할 것이 종편 방송의 문제점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입니다. 공감대가 없는 상태에서 불매운동만 부각되면 역풍도 생길 수 있습니다. 채널이 늘어난다는 생각에 종편 방송을 기대하고 있을 시청자들은 불매운동을 곱게 보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종편의 특혜, 위법성을 비롯해 언론 독과점과 미디어 생태계 파괴 같은 폐해에 공감하는 시민들이 늘어나야 불매운동도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저부터 제 주변 사람들에게 이런 문제를 알려야겠죠.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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