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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이야기

말뿐인 병무청, 제2의 MC몽 막을 수 있을까

"MC몽은 1998년에는 신체검사에서 1등급을 받았는데 9년 뒤에는 치아 때문에 면제 판정을 받았다습니다. 병역처분이 변경된 다음에는 꾸준하게 추적관리를 해야 했는데 엄연한 병무청의 직무유기입니다."(정미경 한나라당 의원)

지난주 열렸던 국회 국방위의 병무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가수 MC몽을 부르는 소리가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생니를 뽑아 병역 면제를 받았다는 MC몽이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입니다.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병무청의 소홀한 관리 실태를 질타했습니다.

여야 의원들은 한 목소리로 병무청이 조금만 신경을 썼다면 MC몽의 사례를 바로 적발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MC몽이 7년간 7번에 걸쳐 입영을 연기했었는데요. 그 입연 연기 사유가 상식을 벗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는 7급 공무원 시험 응시를 비롯해 직업훈련, 해외여행 등으로 입영을 연기했죠.

MC몽 관련 MBC 뉴스 보도 캡쳐화면.

MC몽이 공무원 시험 준비에 바빴어야 할 시기인 2005, 2006년은 콘서트와 TV방송 등으로 왕성한 연예활동을 했습니다.  명색이 7급 공무원 시험 응시자인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봤을 때 주가를 올리고 있던 가수 MC몽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죠.

더군다가 MC몽은 1998년 8월 첫 신체검사에서 1급 현역판정이었고 치아도 정상이었습니다. 하지만, MC몽은 2006년 12월 해외여행을 이유로 7번째 입연을 연기받고 1주일 뒤 치아 12개가 빠졌다는 진단서를 들고 재검을 신청했습니다. 생니를 빼서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테니 결과를 지켜봐야겠죠.

오늘 제가 지적하고 싶은 병무청이 제2의 MC몽을 막을 수 있냐는 겁니다. 의지의 문제겠죠. 물론 병무청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김영후 병무청장은 '2010년도 신체검사 규칙에서 어깨·시력·치아 이런 부분은 아예 면제가 없도록 조치했다, 보충역으로라도 가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김 병무청장은 '세 차례 입영 연기 시 바로 영장 발부하고 특별한 경우 엄격한 심사 하에 5차례까지 허용할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영후 병무청장이 11일 병무청에 대한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촬영 : 오마이뉴스 남소연

하지만, 이런 약속에도 걱정이 되는 것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병무청이 의심 대상자에 대한 추적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히고 종합 대책까지 발표했지만, 눈에 보이는 MC몽의 사례를 적발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병무청은 '병역 면탈 종합 방지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이 안에는 '병역 면탈 감시체게 구축을 위한 전담조직 신설' '체육인, 연예인 일부 사회부유층 등 사회관심자원 모니터링' 등의 대책이 담겨 있습니다.

이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2008년 국정감사에서도 병무청은 업무보고를 통해 '사회지도층과 유명 연예인, 체육인 등의 병역의무 이행을 중점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5년간 병역을 면한 연예인과 체육인, 의사, 유학생, 고위 공직자 자녀, 기업 대표이사 등은 모두 382명. 전체 병역 회피자의 66%에 달했죠.

또한 지난 2007년 병무청 국정감사에서도 다양한 '신종 수법'을 지적하는 여야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병무청은 신종 수법에 대처하지도, 의심 인물들을 제대로 추적관리하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병무청이 발표한 주요 대책표. 출처 : 공감코리아

이렇게 병무청은 수년에 걸쳐 '추적관리' '중점관리' 등의 용어를 써가면서 방지 대책 마련을 약속해왔지만, 결과는 참담합니다. 누가 봐도 의심이 가는, 수차례에 걸쳐 입영을 연기해온 MC몽을 걸러내지 못했죠.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병무청은 말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행정을 펼쳐야 합니다. 여러 차례 연기 판정을 받은 사람들을 꾸준히 추적관리하는 등 좀 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첨단 의료장비 도입과 전문 인력 강화도 있어야겠죠.

제발 군필자들을 비롯한 국민을 허탈하게 만드는 제2의 MC몽을 막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공정한 사회'는 병역에서도 구현돼야 하겠죠. 병무청의 철저한 관리와 효과적인 대책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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