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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아직도 '죽은 시인의 사회', 카르페 디엠을 들어라 그대로였다. 차창 너머로 보이는 풍경은 10여 년 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얼마전 수학능력시험 감독을 하게 된 동생을 시험장에 내려주고 마주친 광경에 심장이 멈췄다. 이미 교문 앞은 흥분으로 물들어 있었다. 마치 운동경기 응원전을 펼치듯 있는 힘껏 소리를 지르며 선배들에게 손을 흔드는 후배들과 아들, 딸의 손을 차마 놓지 못하는 어머니들의 모습은 예전과 똑같았다. 이들이 뿜어내는 열정과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은 어디서나 볼 수 없는 것이었다. 해외 토픽에 나올 만큼이나. 흥겹겠다고? 아니다. 가장 '살 떨리는' 해외 토픽이다. 대학 입시에 삶을 저당잡힌 학생들에게 1년에 한 번만 허락된 시험이지 않나. 잔인하다. 어른들은 청소년들의 꿈을 빼앗고 대신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를 주입했다. 대학과 취업 .. 더보기
경복고의 동아리 해체 공고가 황당한 이유 어제 황당한 기사를 봤습니다. 서울 경복고가 학생들을 향해 모든 동아리를 해체하라는 공고를 내렸다는 겁니다. 모든 동아리를 해체하라니... 너무 황당해서 기사를 자세히 보니 발단은 한 동아리의 가혹행위 때문이더군요. 바로 역도부 동아리 선배들이 후배들의 허벅지와 엉덩이 등을 때리고 속옷을 벗긴 채 사진을 찍는 등 두달 동안 폭행과 가혹행위를 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조치로 경복고에서는 지난 7일 역도부의 가혹행위로 '학교의 명예가 훼손됐다'는 이유로 교내 모든 동아리를 해체하라며 다음과 같이 공고했습니다. -본교의 기존 모든 동아리(써클)의 즉각적인 해체를 명한다 -오늘 이후 동아리와 관련된 어떠한 모임이나 활동을 하면 교칙에 따라 엄격하게 처벌한다 -새로운 동아리 결성 절차와 활동 사항은 추후 공고한.. 더보기
씁쓸한 과외광고 '중학교에서 밀리면...' 전에 아파트 광고 게시판에서 본 홍보지입니다. 호기심에 읽어보다가 놀랐습니다. '중, 고등학교에서 밀리면 인생이 밀립니다.' 중, 고등학교 시절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은 좋지만, 과외를 하지 않으면 인생이 밀린다니... 순간 씁쓸했습니다. 부모들을 부추기는 문구가 살벌하게 느껴지기까지 했습니다. 미래의 꿈을 키워야 하는 시기에 공부에 매달려 학교 공부도 모자라 밤늦게까지 학원을 전전하고 또 과외까지 받는 학생들이 불쌍하죠. 하지만 무엇보다 씁쓸했던 것은 아주 지금 현실에서 아주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겁니다. 중고등학교는 입시학원 돼버린지 오래됐고, 대학에 가도 취직 때문에 스펙을 쌓아야 하는 기업연수원 역할을 하고 있으니까요. 뭐, 지금은 이렇게 얘기하지만, 막상 닥치게 되면 저도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