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군인권센터의 공관병 제보 발표로 세상에 알려지게 된 박찬주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대장, 육사 37기) 부부의 '공관병 갑질'. 이들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신성한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군대에 간 청년들을 마치 노예처럼 부렸습니다.

군인권센터는 "관사와 집무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관병, 조리병, 보좌관들이 관사 관리, 사령관 보좌 뿐 아니라 사령관 가족 빨래, 다림질, 텃밭 가꾸기, 옷 관리, 화장실 청소 등 사적 업무를 전담했고 심지어는 사령관 가족의 성경책 비치까지 챙기는 등 노예와 다름없는 생활을 했다"며 "박 사령관을 즉각 보직해임하고 볼모나 다름없는 공관병들과 분리시켜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직접 동영상 증언을 통해 들어본 공관병으로 근무했던 한 전역병은 "그곳은 감옥이었다"고 규정했습니다. 일반 부대에서 군생활을 했을 때는 일과 시간 이후에 개인정비도 하고 집에 전화도 하면서 쉴 수 있었는데 공관병으로 근무하면서부터는 이런 개인적인 일과 후 시간이 없었다는 겁니다. 박 사령관 부인이 부르면 바로 달려가야 하는 '5분 대기조' 같은 생활을 했다는 건데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사령관 공관에서 벌어졌습니다.

하지만, 박 사령관의 초기 대응은 '오해다'였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제보자들은 점점 많아졌고, 내용도 구체적이었습니다. '전자팔찌를 채웠다'는 제보 내용은 믿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박 사령관의 부인의 폭언이 자세하게 알려졌습니다. 




"분노조절 장애가 의심될 정도로 공관병들을 심하게 대하였음. 하루는 조리병이 미나리를 다듬고 있는데 갑자기 사령관의 부인이 미나리를 다듬던 칼을 빼앗아 도마를 쾅쾅 치며 “너는 제대로 하는 게 아무것도 없다!”라고 소리치고, 칼을 허공에 휘두르며 “상추 같은 걸 준비해야지!”라고 고함을 지르며 위협하였음. 조리병이 같은 반찬과 요리를 내어 와도, 어느 날은 시어서 맛이 없다고 불평하며 다시 반찬을 내어오라 소리치고, 1~2분 뒤에 같은 걸 다시 내어 오면 맛있다고 평하는 등 기분대로 조리병을 부림." 

"사령관의 처는 일요일이 되면 공관병, 조리병 등을 무조건 교회에 데려가 예배에 참석시킴. 근무 병사 중에는 불교 신자도 있었으나 별 수 없이 교회를 따라가야 했음. 사령관의 처는 “공관에 너희들끼리 남아있으면 뭐하냐. 혹 핸드폰을 숨겨둔 것은 아니냐? 몰래 인터넷을 하는 것은 아닌지?”라며 교회로 데려가곤 하였음."

"가끔 조리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희 엄마가 너 휴가 나오면 이렇게 해주냐?’, ‘너희 엄마가 이렇게 가르쳤냐?’라며 부모에 대한 모욕을 일삼기도 함."

- 출처 : 군인권센터

박 사령관의 '갑질'인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박 사령관이 7군단장이던 시절 경계병을 '농사병'으로 부려먹었다는 제보도 군인권센터가 공개했습니다. 아시다시피 경계병은 군 시설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그런데 이런 병사들을 텃밭에서 채소를 재배하게 했다는 겁니다.

"박 사령관의 텃밭에서는 애호박, 가지, 오이, 감자, 토마토, 방울토마토 등 갖가지 작물들을 재배하였고 온실에서는 쌈야채를 재배하였음. 경계병들은 매일 새벽 5시에 기상하여 텃밭에 나가 그 날 사령관 가족이 먹을 만큼 작물을 수확하여 공관병에게 전달하였음. 매우 많은 수의 오리, 닭 등에게 먹이를 주고 키우는 일도 하였음."

군인권센터는 이런 박 사령관의 행위에 대해 '셀프 이적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경계병은 지휘관을 암살 등의 적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공관을 경계하는 자이나, 박 사령관은 해당 임무를 시키지 않고 농사일에 동원하게 한 것은 스스로의 안전을 포기하여 안보에구멍을 낸 것이나 다름없는 ‘셀프 이적행위’임."

박 사령관의 부인의 폭언은 이때도 있었다는 제보도 나왔습니다. 

"공관병의 팔뚝, 등 등을 손바닥으로 폭행하기도 하였음. 한 번은 토마토가 물러터져 있다며 던졌으나 다행히 맞지는 않았고 뒤 벽에 맞았음. 물을 먹다 말고 얼굴에 뿌리기도 하였음.공관병이 1주일 치 식단표를 짜면 사령관 부인이 이를 검사하였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수차례 돌려보내 잠도 자지 못한 적이 많음."

지난 4일 국방부는 자체조사 결과 제보가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해 박 사령관을 형사입건했죠. 7일 박 사령관의 부인이 군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나와 조사를 받았고, 8일에는 박 사령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군 검찰에 나옵니다.

박 사령관의 부인은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을 만나 "아들같은 마음으로 생각하고 했지만 그들에게 상처가 됐다면 형제나 부모님께 죄송합니다. 성실히 조사 받겠습니다"라고 말했는데요. '조건부 사과'를 과연 피해자 가족들과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철저한 수사를 통해 박 사령관 부부의 '갑질'이 명명백백히 밝혀지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확실히 마련해야 합니다. 국방부에서 공관병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결과가 무척 궁금합니다. 

지금도 군인권센터에는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고 하는데요. 업데이트 되는 내용이 있으면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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