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7층. 일찌감치 서울시장 출마 선언을 한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이 열렸습니다. 빌딩 외벽에는 이 최고위원의 사진과 슬로건을 담은 플래카드가 예전부터 걸려 있었죠.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분위기도 뜨거웠습니다. 이 최고위원이 인기가 생각보다 좋더군요. 개소식 축사에 나선 인사들도 열기를 더했습니다.

역시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한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이 의원이 시장이 되면 경제를 잘 이끌 것이다, 경제민주화 바통을 받아서 열심히 뛰고 있다'고 칭찬했습니다.

경기도지사에 나서는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은 '이 의원이 서민을 생각하는 후보, 실력이 있고 현장의 목소리도 알고 있어서 접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안다'고 이 의원을 응원했고, 이종훈 새누리당 이 의원이 '진짜 친박, 진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축사 중에는 좀 듣기 민망했던 것도 있었습니다.

신성범 새누리당 의원의 '여성정치인들, 얼굴·용모로 하는 정치는 수명이 짧은 건 다 아실 겁니다. 이혜훈 최고, 시장되면 잘 할 것'이라는 말과 정인봉 새누리당 종로 당협위원장의 '얼굴이 넓적해서 무지하게 뚱뚱한 줄 알았어요. 직접 뵙기 전에는. 그런데 직접 뵙고 나니까 몸이 우선 진짜 날씬하더라고요'라는 발언은 아무리 덕담 중에 나온 말이라고는 하지만 거북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듣기 민망하고 거북했던 발언은 따로 있었습니다.

지난 6일 서울광장에서 이 최고위원은 정책설명회를 열고 "서울시장 당선 시 서울광장을 시민께 돌려 드리기 위해 1인시위를 제외한 대규모 정치집회와 시위를 금지하겠다"며 "저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시위 자유의 헌법적 가치를 분명히 알고 있다, 집회와 시위를 통한 민주적 여론형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여의도공원을 일부 변경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열지 못하게 한다는 발언이 알려지자, 누리꾼들은 '초헌법적 발상이다' '독재냐' 등의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최고위원은 이런 누리꾼들의 반응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개소식이 마무리된 뒤 누리꾼들의 뜻을 전하며 이 최고위원의 생각을 직접 물어봤습니다.

"그게 아니라, 제 보도자료를 끝까지 안 보신 것 같으네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와 시위의 자유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존중하고 깊이 이해하고 있다 그래서 그 부분이 반드시 보장되도록 다른 공간들을 확보하겠다고 말씀 드렸잖아요."

서울광장이 안 되는 이유도 물어봤습니다.

"왜냐면 서울광장은 거기서 온갖 시위나 그 다음에 경찰버스가 산성을 이루고 있잖아요. 몇 개 차선을 다 차지하고 있고. 또 지방에서 온 시위 참가자들이 대형 버스가 몇개 노선을 차지하고 있고. 이게 엉기면서 사대문 안의 교통을 다 엉기게 하고. 또 시위 참가자들이 차도까지 또 점거를 해가지고 거의 교통이 1년 365일 흐름이 좋은 날이 없지 않아요. 교통 뿐만이 아니라 소음, 이런 것들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니까. 그런 시민들에게 피해가 덜한 곳으로 확보해 드린다는 거잖아요."

서울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드린다는 생각은 충분히 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를 생각해야겠죠. 왜 시민들이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할 수밖에 없는지, 왜 그곳이어야 하는지.

집회 자체가 사람들이 많이 모일 수 있는 공간,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주장을 보이기 위한 시간입니다. 그걸 고려한 최적의 장소가 서울광장이기 때문에 집회가 열리는 것이죠. 만약 집회공간을 따로 만든다면, 분명히 인적이 드문 곳이 될 겁니다. 집회의 이유가 사라지는 겁니다.

특히 교통체증을 서울광장 집회 금지 이유로 들었는데... 교통체증은 누가 봐도 서울광장을 둘러싼 경찰버스가 주범입니다. 공권력의 과잉대응이 시민들에게 불편을 주고 있는 것이죠.

그리고 대한민국 헌법 제21조에는 '모든 국민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국민들에게, 시민들에게 있습니다. 보수든 진보든 성향을 떠나 국민, 시민 누구에게나.

정말 '진박'(진짜 친박근혜계)이라서 그럴까요? 새누리당에서 그토록 부르짖고 있는 자유민주주의는 누구를 위한 자유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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