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이나 휴게실에서 담배 피우세요?

문화-생활 이야기 2008.01.18 15:33 Posted by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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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기자실 게시판에 등장한 포스터



'국회 정론관(기자실) 휴게실은 너구리굴이 아닙니다'

얼마 전 기자실 게시판에 이런 제목의 포스터가 붙었다. 포스터를 내건 곳은 국회 공보관실. 공보관실은 포스터에서 "휴식 공간에서의 흡연은 휴게실을 너구리굴로 만들어 다수기자들의 출입을 어렵게 하고 있다"면서 "동료 기자들을 위해 협조를 부디! 제발!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기자 휴게실의 흡연 때문에 휴게실을 찾는 비흡연 기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 공보관실은 "휴게실에서의 담배 연기가 취재기자실로 흘러 들어가 기자실 전체의 공기를 나쁘게 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 포스터는 단순한 금연 안내만을 하고 있지 않았다. 금연 협조에다 담배연기감지기의 등장까지 알린 것. 감지기는 휴게실에서 담배 연기를 감지해 '삐'소리를 내는 장치다. 특히 감지기 설치 이후에도 흡연이 계속 될 때는 휴게실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흡연은 건물 밖에 마련된 흡연실에서 하고 휴게실은 금연장소로 유지하자는 게 공보관실의 입장이다.

하지만 감지기가 설치된 이후에도 휴게실 흡연은 계속 되고 있다. 감지기가 있다고? 흡연자들은 그다지 크게 울리지 않는 경보 소리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흡연자-비흡연자 모두의 권리를 존중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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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흡연문제는 국회 기자실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어디서나 논란을 일으키는 문제다.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이해관계 충돌에서부터 담뱃값 인상 문제까지 사회의 배려와 성숙도 문제로까지 확장해볼 수 있는 이슈다.

군대 전역하기 전까지 나도 흡연자였다. 그것도 하루에 두갑도 피웠던 골초였다. 중대 행정계원이라 담배 공급이 풍부했던 이유도 있지만, 힘든 군대생활에 담배는 큰 위안이 되어기 때문이다. 식전, 식후 땡은 물론 화장실에 갈 때도 선임병에게 끌려나갈 때도 후임병을 끌고나갈 때도 담배를 물었다. 훈련 때는 말할 것도 없다. 텐트 안에서 사회 이야기 하며 피우는 담배맛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사회에서는 새 사람이 되자'라며 전역과 함께 담배도 군대에 두고 왔건만 술자리에서 친구들이 담배를 맛있게 피울 때는 참기 어려웠다. 실제로 한 두번 몰래 화장실에 가서 허겁지겁 담배를 물었던 적도 있었다. 그래서 안다. 흡연욕구가 얼마나 강한지, 담배가 얼마나 맛있는지 잘 안다. 또한 담배연기가 얼마나 비흡연자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얼마나  많은 불쾌감을 주는지도 잘 알고 있다.

특히 화장실 같은 밀폐된 곳에서 담배 연기를 맡고 있어야 한다는 것은 고문 그 자체다. 힘도 주고 문자도 보내고 신문도 보는 곳에서 다른 사람이 태운 담배연기를 들이마신다는 것은 큰 고통이다. 걸어가면서 맡는 담배연기도 불쾌하기는 마찬가지. 앞에 누군가가 담배를 피고 있으면 빠른 걸음으로 그 사람을 앞질러 간다. 담배 연기를 내뿜는 보행자 술집에서는 어쩔 수 없다해도 되도록이면 담배 연기는 피하고 싶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결벽증에 걸렸거나 유난히 깔끔한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피우지도 않는 담배의 연기를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뿐이다.

흡연자들의 권리도 존중한다. 나 또한 그 권리를 과거에 행사했었지 않나. '담배에 화학성분이 얼마나 들어있고 몇 명이 죽는다'다 등의 오만한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비흡연자들의 권리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원하지 않는 담배 연기를 마시지 않을 권리가 비흡연자들에게도 있다. 흡연자들이 담배를 피울 권리가 있는 것처럼 말이다.

너구리굴이라는 단어에 연기 감지기까지 동원된 휴게실 흡연문제. 과연 국회 기자들의 실내 휴게실은 폐쇄될 것인가. 아직 더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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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흡연자 2008.01.19 15: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흡연자인 내가 봐도 저런 놈들이 기자라니..
    그리고, 왜 협조를 부탁하는데? 법에 의해서
    300인이상의 사업장이나 건물은 실내 금연인가 그렇고, 그걸
    어기면 건물주랑 흡연자랑 똑같이 300만원씩 벌금내거덩.

    그러니까, 전부 고발해서 양쪽다 벌금 때리면 되는거지

  2. 독침 2008.01.19 15:2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글쎄요? 담배연기 감지기 설치할 돈으로 환풍시설..
    아니, 궂이 시설까지 아니더라도
    몇만원 안하는 환풍기 하나 더 다는 것이 합리적인 방법 아닌가요?

    그리고, 담배에 세금 열나 붙어 있는데 세금 더 내면서 왜 추운
    밖에 나가서 담배 펴야 합니까? 흡연자들이 무슨 범법자들입니까?
    마약 합니까? 아 그러면 담배 판매 자체를 금지하던지요.
    담배값 올려서 건강보험예산 메꾼다니 그렇게도 못 하죠?

    차라리 담배에 포함된 세금을 환풍시설이랑 연기 안 새 나오게
    틈새 막는데 써 주세요. 그러고 나서 피지 말라 그래 주세요.

    • 오마이뉴스 박정호 기자 2008.01.19 23:4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독침님 의견 감사합니다. 하지만 이건 환풍시설과는 또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죠. 물론 환풍기를 하나 더 다는 게 돈이 덜 들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의 입장을 고려해서 행동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3. 마향 2008.01.19 1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세금붙었다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것이 합법적인것이 아닙니다.

    칼을 살때에도 엽총을 살때에도 세금이 붙지만 사람한테 찌르라고

    쏘라고 있는건 아니듯이 담배연기또한 독가스이므로

    비흡연자에게 소리없이 죽이는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자신을 컨트롤 하지 못하고 합법적 마약에 찌들은 정신병자들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줄 권리를 주장한다는건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고 잘 피는것이 성인으로써 할 행동이지

    자기 하고싶은데로 권리만 찾고 배려심이 없는 사람은

    "내가 배고프니 널 잡아 먹어야 겠다" 라고 생각하는것과

    다를바 없습니다.

    물론 모든 정신병이나 마약에 찌들은 사람이 그렇듯 자신이

    미쳐있거나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모르고 화를내지요.

  4. 침독 2008.01.19 16:0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담배 권하는 사람 누구하나 없는데 ..
    세금 부족하니까 누가 피라던가요 ㅡ.ㅡㅋ
    피지마세요. 담배

    세금이 부족해져도 좋으니 담배 피지마세요

    애연가가 세금을 더 내니 애국자라던가요 ㅡ.ㅡ

  5. 아마도 2008.01.19 16:4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흡연자들이 그런 약속을 스스로 한적도 없고,
    그런 경고를 들을 정도라면 아예 담배를 끊죠...
    "실내에서 피우지 마세요"
    "화장실에서 피우지 마세요"
    다 필요 없죠...

    그냥 피우고 싶은겁니다. 그것만이 행복이니까...

  6. 님 뭐하시는분? 2008.01.20 01: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흡연자님들 . 제발 길거리 걸어다니면서 피지않았으면..-_ㅜ 담배연기도 일종의 배설물 아닌가요? 제가 담배안펴봐서 그렇게 생각하는진 모르겠지만요.. 길에서 연기 테러당하면 불쾌해요. 근데 기분나쁜 표정 짓다가 혹시 나쁜놈한테 얻어맞을까봐 내색은 잘 못함-ㅜ_ㅜ

  7. cdlfz 2013.12.09 15:0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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