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카의 노트] 5권의 책과 함께한 휴가 개시

나의 이야기 2008.01.28 23:53 Posted by 양을쫓는모험님

일주일 동안 휴가를 얻었다. 작년에 못 쓴 휴가를 쓰는 거라지만 갑자기 쉬려니 좀 기분이 요상하다. 뭘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딱히 꼭 해야 할 일도 없다. 만날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생활전선으로 나간 나의 친구들은 여전히 바쁘다.

혼자 무작정 여행이라도 떠나볼까라는 생각은 수백번도 더 해봤지만, 한 소심 하는지라 실천에는 옮기지 못했다. 그렇다고 집에만 쳐박혀 있을 수는 없고...

결국 휴가 개시 기념으로 오랜만에 동네 도서관에 갔다. '와~ 다 어디서 온 사람들이지?'라는 혼잣말이 나올 정도로 열람실의 빈자리는 안 보였다. 중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중년까지 모두들 책에 얼굴을 갖다 댄 체 내게 시선 한 번 주지 않더라. 두꺼운 수험서 때문에 열람실 책상이 더 좁아보였다.

윗층 종합자료실로 향하는 길. 모든 분들이 열심히 하는 건 아니다. 대학교 1,2학년쯤 되어 보이는 커플이 손을 꼭 잡고 대화하는 모습도 있었으니까. 밖에 추리닝 차림으로 담배를 태우는 형님들도 많긴 했다.

종합자료실도 마찬가지였다. 책상에 책을 쌓아두고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도 집중력이 대단했다. 나도 그들에게 보냈던 시선을 거두어 책장을 둘러봤다.

'이 많은 책 중 나는 얼마나 읽을 수 있을까?' 부질없는 생각을 하며 책 5권을 골랐다. 고르다 보니<우동 한 그릇>에서부터 <경제성정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까지 감동적인 동화, 고전, 사회학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이 내 팔에 안겼다.

직장에 들어온 뒤로 책을 별로 못 읽었다. 아니 안 읽었다. 책 보다는 술이 먼저 덤볐고, 책장을 넘기기 보다는 동영상을 플레이했다. 책을 읽으며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너무 귀찮았다. 직장생활에 매몰되다 보니 다른 일에는 게을러진 것이다.

나태를 물리치고 독서를 택한 내 자신이 뿌듯했다. 내 품에 안긴 책을 보며  미소지었다. '기다려라 얘들아 오늘 다 읽어줄게~' 이 정도면 성공적인 휴가 개시 아닌가. 마음의 양식을 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오늘은 너무나도 짧은 동화 <우동 한 그릇>만 읽어주셨다. '하루에 한권씩만 읽자'로 계획을 급수정했다. 마음의 양식도 한꺼번에 많이 먹으면 체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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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가 2012.01.03 02:5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짚신도 짝이 있다

  2. 2012.01.07 03:1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티끌모아 태산

  3. 애디슨 2012.04.04 01: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는 소고기를 먹지 않습니다.

  4. 애비 게일 2012.04.05 23:0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를 속이고 있군요.

  5. 사라 2012.05.08 23: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저를 어디로 데려가십니까?